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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협은 지역사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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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거닐다 목련나무 꽃봉오리에 솜털이 하얗게 올라오는 것을 보며 봄이 이미 와 있구나 느끼게 된다. 예전에는 봄과 함께 황사가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삼한사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미세먼지가 더욱 신경 쓰이는 계절이다.


주변의 마스크를 쓴 사람이 낯설지 않고 기상캐스터의 외출 자제 언급이 너무 익숙해져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진다. OECD가 추산한 우리나라 미세먼지 피해규모가 연간 10조원에 달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새삼 그 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에 대한 가치와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농업과 농촌은 먹거리 생산이라는 본원적 기능 외에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공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유사시 식량안보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농촌 경관과 생태환경을 보전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또한 수자원 확보와 홍수방지, 지역사회 유지와 전통문화 계승에도 큰 몫을 해내고 있다.

혹자는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업선진국인 미국(1.3%)과 프랑스(1.7%), 캐나다(1.5%)보다 높은 것을 감안하면 우리 농업의 국민경제 기여 정도가 결코 작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경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부가가치 유발계수도 농업이 0.842로 자동차(0.689)나 컴퓨터(0.568)보다 높아 오히려 다른 산업 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농업과 농촌은 먹거리 생산에서 환경보전, 관광·휴식처 제공, 전통문화 계승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농업·농촌을 유지하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농업인의 수고가 없었다면 우리의 삶이 지금과 같을까? 우리는 그 소중함과 가치를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본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 농업의 가치가 24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농업생산액이 50조이나 농업인들은 244조의 공익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0만 국민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식하고 농촌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을 더욱 가져야 한다. 어린 시절 들녘과 논밭두렁을 뛰어다니며 시끌벅적 떠들던 동네 아이들도 이제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2017년도 우리나라 고령화율(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은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00년 고령화 사회(노인인구 비중 7%)에 들어선 지 불과 18년 만이다. 미국이 73년, 이웃나라 일본도 24년이 소요된 것에 비하면 너무 빠른 속도이다.

농촌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2016년 농가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250만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2011년 농촌인구 300만 명 선이 무너진 이후 불과 5년만이다. 농가인구가 총인구의 4.9% 밖에 되지 않는데 반해 농가 고령화율은 무려 42.5%에 이르고 있다. 전국 평균 14.2%의 3배에 이르는 수치이고 농가인구만 놓고 보면 초고령사회 기준인 20%를 훌쩍 넘겼다.

5000만 국민의 쉼터 역할과 마음의 안식 및 휴식처가 되고 풍요로움을 선사해주는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못 볼까봐, 아침, 점심, 저녁 세끼 밥상을 모두 수입 농산물로 채울까봐 그리고 전통문화를 계승하지 못하고 소실시킬까봐 걱정이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발생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촌 활력화가 필요하다. 농촌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농기계를 다루며 농사를 짓는 젊은이가 많아지고, 들녘과 논밭두렁을 뛰어다니는 어린이들이 보이는 농촌 활력화가 필요하다.

농촌 활력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유관기관 등의 지원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농촌지역에서 농업인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농협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농촌을 보다 젊고 역동적인 곳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어느 때보다 농협은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또한 농촌지역을 활력화하기 위해 정주여건을 개선시켜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오도록 해야 하고, 농촌체험관광을 활성화하여 평일과 주말 도시민들이 농촌을 찾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농촌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는 농업인들의 농가소득을 증대시켜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이 농부라는 말이 나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농협은 다양한 부분에서 농촌 활력화를 위한 사업을 해오고 있다. 농촌지역의 부족한 의료·문화 분야 인프라 확충을 위해 대형병원 및 문화인들과 협업하여 농촌지역에 의료서비스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젊은이가 일하기 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청년 창업공간 지원과 청년농업인 육성 프로그램인 파란농부 사업, 청년농부사관학교 등 귀농·귀촌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도시민들이 찾아오는 농촌마을을 만들기 위해 농촌체험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팜스테이마을을 육성하여 2018년도에만 약 290만명이 농촌지역 팜스테이마을을 방문토록 했다. 이밖에 도시와 농촌의 간격을 줄이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도농협동운동을 펼쳐 도시민들이 농업·농촌을 자주 접하고 그 가치를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속가능한 농촌 활력화를 위해서는 농가소득증대가 중요하다. 경제적 소득이 안정되어야 농촌에 거주하고 농업에 종사하는 젊은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이후 농협은 김병원 회장 주창으로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2017년도 농가소득은 3824만원으로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5869만원의 65% 수준이다. 농협은 도시근로자 소득에 못 미치는 농가소득을 높이고자 농업경영비 절감, 농가수취가격 제고, 농업생산성 향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노력하고 있다.

우리 5000만 국민도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인식하고 위기의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모아 함께 고민하고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촌지역이 활력화 되면 그 혜택은 결국 전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반대로 농업·농촌이 사라진다는 것은 수많은 공익적 가치가 함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농촌을 지키고 농촌지역을 활력화시키는 것은 이제 농업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업인과 정부, 지자체, 농협 등 전 국민이 함께 해야 하는 이유이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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