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농촌을 배경으로 단순하게 먹고 사는 모습을 잔잔하게 보여줬을 뿐인 영화가 젊은 세대에게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동명의 일본영화를 리메이크한 한국영화 <리틀 포레스트> 얘기다.

자료: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포레스트>

이 영화가 젊은 세대에게 어필한 까닭은 도시에서 아픔을 겪은 청춘이 자연 속에서 노동과 쉼, 그리고 먹는다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힘을 얻는다는 내용에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이들이 직접 손으로 흙을 만지는 행위를 통해 치유의 에너지를 발견했다면 반대로 나이 든 세대는 흙 만지는 일에 첨단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열심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골에는 스마트팜 열풍이 거세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나 축사 등에 사물인터넷 등의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원격으로 혹은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농장을 말한다.

자료 : pixabay

스마트팜은 농사에 흥미를 더 한다

혹자는 농사는 직접 손으로 흙을 만지며 해야 한다며 스마트팜을 외면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편협한 시각이다. 현실적으로 농촌은 노인들에게 맡겨져 있는 형편이고, 점점 더 고령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그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적정한 소일거리 혹은 운동 삼아 하는 일이란 핑계로 언제까지 나이 든 노인들을 돈도 안되고 힘만 드는 노동으로 내몰 수만은 없는 일이다. 스마트팜은 80대의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일지라도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자신이 먹을 것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적극 환영해야 할 일이다.

스마트팜이 도입되면 농사를 몰라도 농사를 지을 수 있으리라 쉽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식물의 생육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없으면 농장의 환경을 제어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농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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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DIY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농사에서도 노동력을 최소화하면서 생산량을 늘리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 시설투자비를 많이 할 수 없는 농촌에서는 스마트팜 환경을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드는 DIY가 유행이다. 첨단기술이 필요한 시설을 DIY로 한다니 놀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50~60대 농부들이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을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스마트팜 DIY를 가르치는 귀농교육 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으며, 지역 농촌축제 현장에는 스마트팜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부스도 곧잘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농촌에서도 필요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도시에서 더욱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먹을 것은 자신이 해결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된 도시농부의 궁극적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 은퇴 후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스마트팜 DIY는 농사를 배우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도시인들에게 귀농학교에서 농사를 배운다는 것은 항상 생각은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에는 무척 어려운 일 중 하나다. 하지만 스마트팜 DIY는 마치 취미로 드론을 만드는 것처럼 놀이하듯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다.

유튜브나 해외 사이트에는 소형 스마트팜 DIY 키트에 대한 소스가 공개되어 있어 쉽게 찾아볼 수있다. 심지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키트를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로 소개되어 있다는 게 단점이다. 우리나라에도 스마트팜 DIY를 소개하고 교육과 설치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

‘타이니파머(Tinyfarmer)’가 그 주인공이다. http://106.240.234.10/mediafarmHome/

화분에 설치해 스마트팜을 경험해보는 초보자 코스에서부터 300평 대의 비닐하우스를 제어하는 시스템까지 만들 수 있는 솔루션 프로그램이 있다.

‘스마트팜코리아’(https://www.smartfarmkorea.net/main.do)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비단 스마트팜 회사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에선 스마트팜 DIY를 가르쳐주려는 선배들로 가득하다. 스마트팜으로 집안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딸기를 재배하는 이들이 SNS로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다. 동호회처럼 스마트팜 DIY를 시작할 수도 있다.

자, 자기 먹을 것은 자기가 직접 재배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컴퓨터를 열고 코딩을 작성해보는 경험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끝)

 

* 본 기사는 신한은행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신한 쏠(SOL)'에 동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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