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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위협에 中·러 안보위협까지文대통령 외교 시험대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한국을 둘러싸고 일본의 경제위협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위협까지 겹치는 등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시행 후 3주째 접어들며 총력 대응에 나선 문 대통령이 초유의 중·러 안보도발에 꽉 막힌 북한 문제까지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더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날(23일) 오전 러시아 군용기는 독도 영공을 2차례 무단 침범했다. 외국 군용기가 우리나라 영공에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군은 360발의 경고 사격을 했다. 우리 군의 경고 사격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별도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우리측 방공식별구역(KADIZ)을 넘나들며 도발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주한 러시아 대사와 러시아 무관이 우리측에 밝힌 바에 따르면, 중러는 이날 계획된 연합비행 훈련을 했다. 최초의 계획된 경로와 다른 비행이 이뤄졌는데 기기 오작동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중러는 동해상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한 것임은 분명하다. 특히 비행 위치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고 울릉도 부근 KADIZ를 드나들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중러의 도발 시점은 우연으로만 볼 수 없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일본에 이어 23일 방한해 24일 정의용 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었다.

중러의 도발에 다음 달 예정된 한미 군사연습을 비난하고 있는 북한도 가세했다. 중러 군용기가 우리 경공과 KADIZ를 넘나든 2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신형 잠수함을 시찰했다는 보도와 함께 세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24일에는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이유로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국내산 쌀 5만톤의 수령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WFP와의 실무협의를 계속해온 과정에서 부정적인 기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북중러의 일련의 움직임이 최근 한일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공조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북중러가 동북아 정세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흔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본은 24일까지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것은 곧 우방국 관계의 파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리측 대응 카드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폐기 검토가 거론된다. 지소미아 유효기간은 1년이지만 기한 만료 90일 전(올해는 8월 24일) 협정 종료 의사를 서면 통보하지 않으면 자동 연장된다.

한일 양국 간 군가 기밀을 공유하는 협정인 지소미아의 폐기는 한미일 안보 3각 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한일 갈등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온 미국에서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여기에 중동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얽혀 있다. 볼턴 보좌관이 방한 기간 우리 군에 파병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러가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서울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7.24/뉴스1


결국 일본의 경제도발로 촉발된 사태는 안보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서 정부는 강경하게 움직이고 있다. 산업부는 24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입법예고한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명의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던 일본 수출 규제 조치 관련 안건은 순연돼 24일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와 중러 군사도발,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전날 중러 군용기와 관련해 공군작전사령부에서 오전 6시40분쯤 상황을 파악하고 국가안보실에 보고했다. 정 실장은 오전 9시쯤 김유근 안보실 1차장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관련 회의를 개최하고 단계별로 대응 조치를 했다.

정 실장은 24일 오전 볼턴 보좌관을 면담했다. 정 실장은 일본 경제보복과 중러 군사도발, 북한의 움직임까지 폭넓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은 일본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 전방위로 외교와 여론전을 주도하고 있다.

한일 갈등이 장기전에 들어가면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자 북중러가 세를 과시하며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반도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수 싸움에 휘둘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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