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진흥청의 '귀농•귀촌인 정착실태 장기추적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귀농•귀촌인의 35.5%가 마을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기존 조사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기존 조사에 따르면 많은 귀농•귀촌인들이 정착에 실패한 원인으로 시골 텃세와 폐쇄성, 소통의 곤란을 꼽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귀농•귀촌인은 정착기간이 길수록 지역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10명 중 4명은 리더가 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생태적 가치, 공동체 등을 추구하는 대안가치형 늘어

이번 조사결과는 2014년 귀농•귀촌인 1,039명의 동의를 받아, 준비․이주․정착과정, 경제활동, 지역사회활동 등의 변화 추이를 5년 동안 지속 조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 것이다.

한편, 귀농•귀촌 동기로 40세 이하에서는 생태적 가치, 공동체 등을 추구하는 대안가치형이 많았고, 41세 이상에서는 은퇴․전원형이 다수였다. 

또한 귀농인들은 농산물 가공, 관광․체험, 숙박․식당 등으로 경제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소득을 높여가는 것으로 나타났고, 귀촌인의 경우 농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여 2/3가 영농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농•귀촌인이 마을리더가 되는 현상의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복합요인이 있겠지만 국내 농업의 미래 발전전략으로 농촌육복합산업화를 추진하는 정책요인을 1차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일례로 전라북도의 경우를 보면, 농촌융복합 인증경영체가 250여개나 되고 농촌융복합산업지구도 5개나 된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서 사업을 했거나 경영, 유통, 마케팅 영역에서 경험을 다진 인력들의 농업 접근성이 훨씬 수월해졌고 청년 인구의 농업•농촌으로 유입도 과거보다 훨씬 늘어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경험이 많은 도시에서 유입된 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경우가 늘어나는 게 당연해졌다.

시골은 리더를 필요로 한다

또 하나 인구 고령화와 지역사회 소멸 위기의 대안으로 강구된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과 지자체의 마을 만들기 사업도 귀농•귀촌인이 마을리더 역할을 하는 것을 돕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경북 의성군의 경우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청년 창업모델을 발굴하고 사업화를 위한 자금과 전문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빈집과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 시골마을을 미리 체험해보는 청년플러스사업과 청년예술캠프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꾸준히 청년들의 귀농•귀촌을 돕는다.

강원도 인제군 남면 어론리 마을에서는 환경전문가와 함께 하는 마을경관 개선사업, 외부 인문학자를 초청한 마을 교육프로그램, 주민간 소통을 위한 마을신문 제작 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인제군 행복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도 도전해 선정되는가 하면, 기업형 새농촌사업 우수마을로 선정되어 연속으로 억 단위 규모의 사업비를 따오기도 했다. 

이렇게 활발하게 마을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된 것은 외지에서 들어 온 귀농•귀촌인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다. 현재 이렇게 도시에서의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귀농•귀촌인의 도움을 받아 마을 사업을 하는 전국의 시골 동네의 수를 헤아리기는 힘들 정도로 많다.

이제부터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해 농업과 농촌을 잘 알아야 하는 것 이상으로 한가지 역량이 더 겸비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마을 리더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과 더불어 풍부한 비즈니스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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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신한은행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신한 쏠(SOL)'에 동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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