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에서 클래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 가겠다”

강원FC가 ‘싸움닭’ 강지용(27.DF) 영입으로 탄탄한 수비진을 구축했다.

강원FC는 지난 11일 오후 강릉 오렌지하우스에서 강지용과 2년 계약을 맺었다. K리그 챌린지 정상급 수비수로 평가 받는 강지용의 영입으로 2016시즌 K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한 강원FC의 수비진은 더욱 견고해졌다.

강지용은 키 187cm, 85kg의 탄탄한 체구를 자랑한다. 제공권은 물론 스피드, 빌드업 능력까지 수준급인 중앙 수비수 자원이다. 한 시즌에 5골을 터뜨릴 정도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발군의 공격력을 보이기도 했다. 강지용은 2016시즌 38경기에 출전하며 부천의 K리그 최소 실점을 이끌었다. 강원FC와 부천은 2016시즌 나란히 40경기 33실점을 기록했다.

강지용은 “클래식은 나에게 꿈의 무대다. ACL에 도전하는 강원FC의 일원으로 정말 잘 하겠다”며 “강원FC에서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겠다. 지금까지 한 것보다 더 노력해서 강원FC에서 후회 없는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말 그대로 ‘반전 드라마’다. 강지용은 부푼 꿈을 안고 뛰어든 프로에서 쓴맛을 봤고 아마추어 리그까지 떨어지며 이를 악물었다. 2014년 K리그 챌린지를 통해 프로 무대에 복귀한 강지용은 드디어 한국 축구 최고 무대인 K리그 클래식에 닿았다. 아직 강지용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강지용은 난우초-제물포중을 거쳐 장훈고에 입학했다. 고교 시절 U-19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알렸다. 2008년 한양대에 들어간 그는 2009년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009년 4월 U-20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혹했다. 2009년 포항에 입단했지만 데뷔 시즌 단 한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2010년 5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경쟁을 시작했지만 2011년, 다시 한경기도 뛰지 못했다. 2012년 부산으로 이적하며 1경기 출전에 그쳤다.

강지용은 K리그에 뛰어들어 4년 동안 단 6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전부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2시즌이 끝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소속팀을 찾기 위해 중국까지 다녀왔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오니 K리그 선수 등록 시간이 이미 지난 뒤였다.

축구 선수 생활을 이어 가기 위해 강지용이 선택한 곳은 프로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 리그인 K3리그 경주시민축구단이었다. K3리그는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는 물론 세미프로리그 형태의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의 아래에 있는 4부리그 격의 대회다.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선수 생활에 대한 의지도 꺾였다. 강지용은 “축구 선수 생활을 포기하려고 했다. 이제 K리그에선 선수로 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도 힘들었지만 K3리그로 갈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강지용은 K3리그에서 뛰면서 점차 타성에 젖었다. K리그 복귀에 대한 꿈도 서서히 잊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3부리그격인 내셔널리그 경기를 보게 됐고 수준이 높다고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순간 정신이 번뜩 들었다. 과거를 곱씹으며 다시 K리그 복귀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축구화 끈을 조였다.

생각이 바뀌자 모든 것이 달리 보였다. 강지용은 초심으로 돌아갔다. 훈련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비롯해 체력 훈련,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했다. 또한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개선해 나갔다. 항상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타인을 바라봤다. 배우는 자세로 관찰하고 연구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강지용은 K3리그에서 거의 전 경기를 출전하며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K리그 챌린지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2014년 프로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나락에 떨어져 본 강지용은 안주하지 않았다. K리그 챌린지 내에서 자신의 가치를 뽐내기 시작했다. 2014년 30경기를 시작으로 2015년 34경기, 2016년 38경기에 출전하며 K리그 챌린지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5년 만에 다시 K리그 최고 무대를 누빌 찬스를 잡았다. K리그 최정상급 모 구단을 비롯해 복수의 클래식 구단이 강지용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모 구단은 1년 동안 강지용을 지켜볼 만큼 관심이 컸다. 뒤늦게 영입전에 뛰어든 강원FC는 진심으로 강지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강원FC는 “기업 구단이 주도하는 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 시도민구단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뛰어넘겠다. 시도민구단 최초로 정규리그 3위를 통한 ACL 진출을 이룰 것이다”면서 “그 과정에서 너의 역할이 필요하다. 축구 인생에서 정말 의미 있는 일에 도전해 보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강지용은 “나를 원하는 팀들이 있었다. 강원FC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자세로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강원FC가 설명하는 목표를 들으면서 일원으로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직 내 축구 인생에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강원FC에서 클래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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