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국제남북국방
"금강산관광? 더 이상 못 믿어" 마음 닫힌 최북단 명파리 주민들
금강산 육로 관광이 중단된 이후 방치되고 있는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 아산휴게소 (뉴스1DB)


(고성=뉴스1) 고재교 기자 = "금강산 관광재개로 쇼하는거야. 만날 퍼주다가 당한거 같애, 갸(김정은)는 그러고도 남아"


24일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강원 고성군 명파리 주민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데에 혀를 찼다.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10년 넘게 관광 재개를 기다려온 주민들은 이날 TV에서 이따금씩 보도되는 금강산 관련 뉴스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김 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한 발언은 주민들의 고개를 젓게 했다.

명파리 주민 A씨(82)는 "북한이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여태껏 북한에게 속아왔다"며 "북한은 남북관계를 잘 만들다가도 결국 엉뚱한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금강산관광 재개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민 B씨는 "현대아산이 막대한 돈을 들여 남북에 여러 시설을 설치했고, 관광이 중단된 이후에도 재개를 기대하며 관리하고 있는데 최근 김정은 발언은 우리나라의 노력을 짓밟았다"며 "더 이상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거들었다.

주민들은 후방지역에 잘 사는 사람들이나 금강산 관광을 원하지, 전방 마을 사람들은 관광이 재개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관광중단 이후 번영했던 수많은 상가와 숙박업소가 문을 닫았고 현재 지역에 남아있는 주민 대부분은 농사를 짓고 있어 관광 재개로 인한 영향이 사라진 지 오래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타워에서 바라본 금강산.(뉴스1DB)


이날 통일전망대 안보교육관을 찾은 관광객들도 "북한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광객 강기자(54·여)씨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길 바라는 입장에서 북한 말대로 우리 정부가 정말 시설물을 철거할까 우려된다"고 했다.

부산에서 온 또 다른 관광객은 "요즘 정부를 보면 북한이 철거하라는 대로 또 철거하지 않겠는가. 창피스럽다. 우리 정부가 주관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모씨(33·서울)는 "부모님과 (통일전망대 관광) 오긴 했는데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 해도 난 가지 않겠다"며 "무섭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경일 고성군수는 "주민과 함께 관광이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당혹스럽고 걱정스럽다"면서도 "육로관광을 위한 준비는 차질 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발언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우리나라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득환 경동대 DMZ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경제적으로나 국내여건이 굉장히 어려운 만큼 협상의 여지를 던진 발언이 아닌가 추정한다"며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움직임이 더디다 보니 협의를 빨리 이행하라는 차원에서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1998년 11월 현대그룹 주도로 시작된 관광 상품이다. 지난 2003년 9월 육로관광이 시작됐으며 2005년 6월에는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호황을 누렸었다.

하지만 2008년 7월 관광객이었던 고(故)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고 관광객이 끊기자 호황기를 누리던 관내 음식점·숙박업소·관광버스 업체 등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았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한정복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