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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력도 톺아보기⑥] 41면의 화첩, 내륙과 제주 화풍의 만남

[편집자주]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제주도내 고을을 순찰하는 내용과 행사장면 등을 담고 있는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의 국보 승격이 추진되고 있다. 탐라순력도가 국보로 지정되면 제주지역 제1호 국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뉴스1 제주본부는 탐라순력도와 관련한 다양한 역사 기록과 연구 사례를 통해 7차례에 걸쳐 탐라순력도을 소개하고 역사적·문화재적 가치와 가치확산을 위한 추후 활용 방향 등을 소개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 보유 보물 가운데 처음으로 국보 승격을 추진하기로 하고 문화재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43면으로 구성된 화첩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중 각 종류의 감귤과 한약재로 사용되는 귤껍질을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해 봉진하는 광경을 그린 '감귤봉진'. 2019.11.27/뉴스1 © News1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화공 김남길을 시켜 그림을 그리게 했다(使畵工金南吉爲四十圖)’

조선시대 지방관의 제주 고을 순행을 그린 현존 유일의 기록화첩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서문에 적힌 문장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탐라순력도는 조선시대 제주목 소속 화공 김남길이 그렸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김남길의 유작은 탐라순력도가 유일하다.

이렇듯 김남길이라는 새로운 화가의 발굴만으로도 탐라순력도는 회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이에 더해 2면의 서문을 제외한 41면의 화첩은 조선후기 화단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미술사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탐라순력도의 회화적 특징은 총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자를 이용해 궁궐·누각·가옥 등 건축물을 정밀하게 묘사한 그림인 ‘계화’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탐라순력도에는 성곽, 객사, 동헌, 향청, 작청 등 조선시대 제주의 관아시설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 보유 보물 가운데 처음으로 국보 승격을 추진하기로 하고 문화재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43면으로 구성된 화첩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중 제주 서부지역의 중심지인 대정현의 순력 모습을 그린 '대정조점'.(제주도 제공), 2019.11.27/뉴스1 © News1


또 당대 유행했던 '실경산수화'적 요소 역시 그대로 나타나 있다.

김남길은 전통적 제주식 조형미를 유지하면서 한라산과 수많은 오름, 해안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등 내륙의 실경산수화적 요소를 적극 수용해 작품을 제작했다.

조선지대 지방관의 순력을 생생하게 담아낸 화첩답게 ‘풍속화’적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같은 단순한 회화적 특징 외에도 탐라순력도는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와 풍속화 연구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탐라순력도는 조선후기에 이르러 자리잡기 시작한 화풍인 진경산수는 물론, 조선후기 서민들의 생활모습을 담아낸 풍속화의 화풍 형성 초기 단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료로 꼽힌다.

순력도의 ‘김녕관굴’, ‘귤림풍악’, ‘성산관일’ 등의 그림에서는 당시 중앙 화단의 경향과 유사한 실경산수화적 요소는 물론 내륙에서는 태동단계였던 진경산수화의 면모까지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탐라순력도에는 300여 년 전 내륙과는 다른 제주만의 화풍이 그대로 담겨 있어 주목된다.

김남길은 제작자 이형상(李衡祥·1653~1733) 제주목사의 제작의도에 공감하면서도 내륙이나 중국에서 비롯한 준법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투시법과 구도, 구성, 채색 등에서 독창적인 화법을 사용했다.

강영주 문화재청 제주공항 문화재감정위원은 지난 11월 진행된 ‘탐라순력도의 문화재적 가치 재조명을 위한 학술세미나’에서 “순력도는 당대 내륙의 화풍을 반영하면서도 제주의 전통적인 조형미가 가미된 시점, 구성, 채색으로 산수와 인물을 표현한 독창적인 화첩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제주도가 중앙과 분리돼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기에 내륙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조형미가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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