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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속초 산불 2년’ 아물지 않는 화마가 남긴 상처…이재민 ‘고통’
지난 2019년 4월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나자 고성군청은 원암리와 성천리 인근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자료사진)© News1 DB


(강원=뉴스1) 이종재 기자 = 4월4일, 강원 고성?속초 등 동해안을 덮친 대형산불이 일어난 지 2년을 맞았지만 이재민들은 여전히 화마가 남긴 상처에 고통 받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장기화 되면서 지역 경제는 무너졌고, 이재민들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 A씨(37)는 2년 전인 지난 2019년 4월4일 오후 고성군 토성면에서 발생한 고성?속초 산불로 한순간에 집과 직장을 송두리째 잃었다.

A씨의 집은 고성?속초 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인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주유소 맞은편 전신주와 직선거리로 불과 1㎞ 가량 떨어져 있던 탓에 이번 산불 중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건물로 알려졌다.

2019년 4월4일 오후 7시17분쯤 전신주의 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아크(전기불꽃)로 시작된 불은 강풍을 타고 A씨의 집까지 빠르게 번졌다.

A씨는 “주유소 건너편에서 난 불이 1㎞도 채 안 떨어져 있는 우리집 근처까지 순식간에 확산돼 부모님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고, 현금만 챙겨 간신히 집을 빠져나왔다”며 “강아지도 세 마리가 있었는데 시간이 촉박해 목줄만 간신히 풀어줬다”고 화재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목줄이 풀린 강아지 세 마리는 불을 피해 달아났다가 2~3일 뒤 잿더미가 된 집으로 다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A씨는 “부모님을 대피시키고 다시 돌아와보니 소방대원들이 집 근처 주유소와 군부대 탄약고를 중심으로 진화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에 ‘안쪽에도 집이 있으니 도와달라’고 다급히 소리치자 소방대원들이 집으로 출동, 진화작업을 펼쳤으나 불길은 잡히지 않았다.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후 불이 인근 주유소와 인근 군부대 탄약고로 점점 번지면서 대형사고 우려가 높아지자 한 소방대원이 ‘미안하다. 더 이상 여기에 있을 수가 없다. 현장지원을 가야한다. 신속히 대피하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결국 A씨는 삶의 터전이 불에 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방향으로 번지고 있는 산불(자료사진)© News1 DB


당시 이 불로 3층짜리 건물 1동, 1층짜리 조립식 건물 2동이 불에 탔다.


A씨는 “부모님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살려고 집을 지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울먹였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21년 4월4일.

수차례 계절이 바뀌었지만 화마의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더디기만 하다.

정부와 강원도, 한전이 지난해 말까지 구상권 청구와 보상금 지급 등에 대해 결론을 짓기로 했으나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보상금 지급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초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져 지역경제가 급속도로 무너졌고,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은 이재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다.

산불 피해 이후 속초시내에서 조그마한 카페를 차리고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A씨는 “마냥 피해보상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산불피해 이후 빚을 내 카페를 냈다”며 “초반 매출은 괜찮았는데 보상금 지급 지연 속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지금은 손님이 거의 없다. 막막할 뿐이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경혁 4?4산불비상대책위원장은 “이달 4일은 고성?속초 산불이 발생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라며 “이날 오후 2시 한전 속초지사 앞에서 산불가해자인 한전의 책임을 상기시키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9년 4월4일 인제와 고성?속초, 강릉?동해에서는 대형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산림 2832㏊가 잿더미가 됐다. 또 3명의 사상자와 566가구 128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한전 전·현직 직원 7명이 업무상 실화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전신주 데드엔드클램프(배전선로에 장력이 가해질 때 전선을 단단히 붙들어 놓기 위해 사용하는 금속 장치) 등의 하자를 방치한 과실로, 2019년 4월4일 고성지역 화재 전신주의 특고압 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아크(전기불꽃)가 인근 나무 등에 옮겨 붙어 대형 산불로 이어진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대형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속초·고성지역 이재민과 상공인들이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산불 피해보상과 정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News1 DB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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