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

최순실의 도피가 시작되던 지난해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 자금 2억원을 수수했다는 정호성 당시 비서관의 진술이 나왔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돈을 받도록 지시했고, 직접 받아 챙긴 만큼 '뇌물' 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에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불법자금 수수 진술이 나온 만큼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재수사해야 한다.

특히 이 돈이 최순실 사태가 드러날 때 요구됐고, 최순실이 독일로 도피할 때 2억원이 건네진 점으로 볼 때 최순실과의 연관성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최순실 역시 수사의 대상이다.

또, 문고리 3인방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4년간 모두 3억 6천만원 상당의 돈을 별도로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사생활과 은밀한 뒷거래를 아는 3인방에 대한 입막음용일 가능성이 짙고, 이 돈 역시 검은 돈이다. 불법자금으로 강남아파트를 한 채씩 산 것일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 역시 제기된다.

대기업에 수백억원을 요구한 최순실 게이트 외에 지금 드러난 것만으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럴해저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한 징표다.

국가안보 예산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쓰고, 비선실세를 통해 대기업의 돈을 강탈한 헌법 유린을 수사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바로 잡는 일이고, 국민이 바라는 현 시대의 절박한 과제이다. 국민은 더 이상 권력을 이용한 부정과 부패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을 이용해 유명 연예인의 뒤나 사찰하고, 국민의 정당한 의견에 대해 조직적으로 악의적인 댓글로 여론조작하는 국가기관의 행태를 말끔히 해소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복수하려고 정권 잡았나’라고 했다. 이치에도 맞지 않고, 번짓수 틀린 발언이다.

국정원의 돈으로 친박 총선 여론조사 비용 지급 문제가 터지자 물타기나 하는 자유한국당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는 방치하고, 양비론이나 펼칠 만큼 우리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의 비리가 또 터지자 탄핵된 지 8개월이 지나 제명시켰다며 혁신을 주장한다. 자유한국당 의원 중에 지난 선거 때 ‘친박팔이' 하지 않은 의원이 있었는가. 혁신은 자신의 허물부터 벗으려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검찰은 박근혜 최순실에 대한 재수사와 함께 국정원의 돈이 자유한국당 의원 여론조사에 유입된 의혹 등 권력을 동원한 부정부패를 일소하는데 흔들림 없이 수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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