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변인 최석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가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을 다시 한 번 다잡고, 앞으로의 국정 과제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대선 공약이었던만큼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강조했다. 이번 개헌을 통해 국민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과 자치 강화가 이뤄져야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선거제도의 비례성 강화를 명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

UAE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비공개MOU의 존재를 인정했다. 외교적으로 비공개할 부분은 비공개로 갈 필요도 있겠지만 군사적 분쟁시 자동개입 등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라고도 했다. 새로운 원년으로 삼겠다 했고, 어제 남북 회담을 통해 소통 창구가 열린만큼 지속적이고 흔들림 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5.24 제재 조치 해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UN 안보리 결의라는 틀 속에 있기에 우리 정부의 독자적 조치가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 역시 병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최우선 조건은 일본에 대해 단호한 후속조치일 것이다. 단순히 일본에 공을 넘긴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문 대통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내년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라고 천명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임시정부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우리 헌법 정신에 따르는 매우 당연한 발언이다. 대통령의 오늘 입장 표명을 통해 건국 시점에 대한 논란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 중심 경제, 공정경제, 소득주도 성장 기조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것이 공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석방 등 진정성 있는 실천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과 더불어 젠더 폭력의 추방을 언급한 것은 달라진 사회적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 본다. 젠더 문제, 성평등은 모든 사회적 문제와 결부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문제 해결의 중요한 축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전에 준비된 각본없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앞선 두 보수정부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다.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하는 웃음 소리 가득한 기자회견이었다. 이 웃음소리가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평범한 가정에도 번져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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