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국빈 경호 총괄하는 경호안전통제단의 선진화된 경호 조치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앞두고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인천공항 등을 통해 속속 방한하고 있다. 대체로 정상급 인사들은 대회 개·폐막식 참석과 자국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한 ‘사적 방한’(Private visit) 성격이지만 국빈 방한에 상당하는 예우와 편의 등을 제공한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와 동계페럴림픽대회 경호안전통제단(통제단장: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은 대회 기간에 방한하는 국빈에 대한 경호안전을 총괄한다.

21개국 국가 정상급 인사 26명의 경호안전을 책임질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과학화된 경호조치는 무엇이 있을까?

현재 경호안전통제단에 속한 인천공항 전담경호대가 공항에 상주하며 국가 정상급 인사들이 우리 영공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경호를 제공하고 있다. 정상급 인사가 공항에 도착해 국가별 전담경호팀의 차량에 탑승하면 실시간 차량 위치 확인 시스템이 가동되어 통제단 종합상황실의 모니터링 상황시스템에 표시된다. 공항과 철도(서울 진부 강릉 등) 그리고 정상 숙소, 주요 도로와 경기장 등 1070개소에 설치된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통해 정상급 인사와 주변 상황을 파악해 대응하게 된다.

이러한 고성능 탐지장비들은 국정원과 경찰·군 등 관계기관의 통합 정보시스템과 연계되어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예컨대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은 위해 인물이나 물체를 감시·추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위해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경호안전통제단 기획팀 관계자는 “마치 청와대에서 경호안전 상황을 모니터링해 대응하는 것처럼 고도화된 상황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일반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촘촘하게 구축되어 있다”고 밝혔다.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3차원 지형정보시스템(GIS) 기반의 정보 등은 위성영상이나 항공사진 형태로 모니터링 상황시스템에 일목요연하게 표시되어 실시간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예컨대 지형정보시스템을 통해 외부행사장의 범위를 지정하면 저격가시권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올림픽플라자에서 유효사거리 1000m의 저격 포인트를 찾아내는 식으로 취약지점을 분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상급 인사 관련한 위해 요소가 발견되면 즉각적인 상황평가를 실시해 대응수준을 검토한 뒤 관계기관이 통합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때 필요할 경우 경호안전통제단 종합상황실과 청와대의 화상회의 시스템을 가동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각종 정보시스템을 통해 위해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경호안전통제단은 첨단기기를 활용해 국가 정상급 인사에 대한 위해 상황 발생을 차단하고 있다. 이미 대통령 행사장 주변 수림지나 산악지역 수색에 활용하는 드론에 HD-Full 카메라와 열영상 카메라 등을 부착해 경기장 일대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이동로의 상습 교통정체 지역과 기습시위가 예상되는 지역 등을 종합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통제단에서는 지난해부터 드론 운용 요원을 선발해 장비조작과 영상분석·상황전파 등에 관해 숙달하도록 조치했다.

국내 행사장에서 드론을 활용해 구체적인 경호조치를 취하는 것은 최초의 일이다. 드론이 경호조치에 투입되면서 산악수색 근무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혹한기의 인력 운용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경호안전통제단 드론작전팀 관계자는 “그동안의 시험운용을 통해 기능과 성능을 충분히 확인했다. 강풍이나 강우, 강설 상황이 아니라면 효율적인 경호장비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경호장비로 활용되는 드론이 신종 테러 무기로 사용되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안전을 총괄하는 대테러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개발한 드론 탐지 레이더를 드론 출몰 예상지로 꼽히는 평창 일대의 특정지역에 설치했다. 만일 레이더 탐지범위(반경 1.2km)에 들어오면 미인가 드론을 탐지하는 레이더가 감지한 것을 경호안전통제단 종합상황실 모니터로 파악해 각종 차단 장비로 대응하여 접근을 막는다.

이번 동계올림픽대회와 페럴림픽대회 기간에는 방한하는 각국 정상급 인사들의 숙소나 회의장 등지에 대한 보안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안보나 기밀에 관한 사항을 불법적으로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호안전통제단에서는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경호구역의 몰래카메라나 무선 도청기 등을 탐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렌즈탐지기나 반도체·전자장 탐지기 등 최신 보안장비 등이 동원되기도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물의 자동제어시스템에 대한 안전점검도 필수적이다. 개막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의 경우 전력·소방·엘리베이터·공조 등의 자동제어시스템이 있다. 이들 자동제어시스템은 인터넷망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외부에서 비인가자에 의한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악성코드 감염에 의해 오작동 될 수도 있다. 통제단의 사이버안전팀에서는 각종 제어시스템에 대한 모니터링을 24시간 실시해 원격제어를 차단하고 있다. 대테러본부는 전산망 해킹과 DDos 공격 같은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응은 별도로 사이버침해대응팀을 꾸려 범정부 부처 차원에서 대처하도록 했다.

생화학 물질에 의한 테러는 ‘평화올림픽’을 위협하는 최대의 위해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소량의 생화학 물질로 막대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호안전통제단에서는 서울과 평창의 국빈 숙소와 공항, 경기장 등지에 화생방 방호체계를 구축해 대비하고 있다. 주요 지점에 방사능 물질과 생화학무기 탐지·식별 장비를 배치해 모니터링에서 분석·대응까지 원스톱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실제로 화생방 탐지 식별 차량 ‘아바디스’(ABADIS)의 경우 원거리 감시기로 반경 5km 이내에 있는 사린이나 VX 같은 군사용 화학가스와 암모니아·불산 등 독성 화학물질 400여종을 탐지할 수 있다. 탄저균이나 페스트 같은 생물학물질 96종을 감시해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바디스는 차량 내부의 압력을 대기압보다 높게 형성해 화생방 상황 발생시 경호대상자의 긴급 대피장소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행사장 일대에 있는 대기중의 화학·유해물질은 기동형 화학장비를 통해 최대 반경 10km 범위까지 탐지된다. 이런 장비들은 비디오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로 주·야간 영상감시 기능도 갖추고 있다. 소규모 행사장에서는 휴대용 탐지·분석 장비를 사용하게 된다. 휴대용 화학탐지장비 ‘쳄프로’(Chempro-100)는 지금까지 개발된 모든 전쟁용 가스를 탐지할 수 있으며 핵종분석기 ‘나노레이더’(Nano-Raider)는 감마선량과 선율 등을 측정해 32종의 핵종을 식별할 수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의 성공 여부는 안전에 달려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소한 안전사고도 대회 성패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을 앞두고 국가 정상급 인사에 대한 경호안전을 위한 국제 공조가 활발히 이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호안전통제단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국가 경호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일 미국 비밀경호대(SS) 경호팀과 합동으로 각종 행사장과 기동로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러시아 연방경호실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 방한해 소치 동계올림픽 관련 경호안전 조치 사항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베이징 하계올림픽대회를 치른 경호안전 노하우를 전한 바 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 준비 관련해 경호안전통제단과 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처럼 경호안전통제단은 과학적인 경호기법과 국제공조 등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계올림픽대회가 스포츠 제전에 머물지 않고 평화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도록 사전에 위험을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경호안전통제단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평창을 방문하는 국가 정상급 인사들을 편안하게 모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통적인 경호기법은 물론 각종 과학적 기법으로 완벽한 경호안전을 확보해 평화올림픽을 뒷받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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