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방에서 시작한 바다커피-거리커피에서 커피거리로

원래 안목은 대동여지도에 견조(見潮)라고 되어있다. 견조(見潮)는 견조봉(堅造峰)에 올라가 남대천이 바다로 흐르는 물살의 모습을 볼 수 있다하여 생긴 지명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견소(見召)로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 견소동이 아니라 견조동이다.

앞목 혹은 안목(安木)은 본래 물 건너 남쪽의 남항진과 한 마을이었지만 현재는 남대천이 가로지르고 있다. 앞목이란 ‘남항진에서 젠주와 송정으로 가는 마을 앞에 있는 길목’이란 뜻에서 연원하고 있다. 안목과 남항진으로 이어지는 해변은 고독을 즐기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견조봉(堅造峰)은 지금 죽도봉(竹島峰)이라고 불린다. 견조봉(堅造峰)은 원래 육지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었으나 해류 작용에 의해 육지와 섬 사이가 모래로 연결되어 육계도(陸繫島)라 한다. 한편 전라북도 전주에 있던 봉우리가 떠내려와 정착했다하여 젠주봉이라고도 했다. 이곳에 오르면 안목과 남항진을 두루 볼 수 있으며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강릉항은 원래 안목항이라 불리다가 강릉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강릉항은 최근 커피축제가 성공하며 해변을 중심으로 거피거리가 만들어졌다. 바다에서 마시는 커피는 다른 곳에 맛 볼 수 없는 두가지 맛이 있다. 하나는 바다를 코 앞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다향과 어우러지는 커피향이라 할 수 있다. 

강릉커피축제는 올해 들어 벌써 8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강릉 일원에 서 열였다. 2010년대 들어 강릉은 ‘커피의 메카’로 떠올랐다. 1980~1990년대 강릉항과 인접한 안목해변에선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먹는 일이 많았다. 사람들은 안목해변의 이 풍경을 ‘길다방’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자판기가 있던 자리에 카페가 하나 둘 생겨났고 자연스럽게 안목 커피거리가 만들어졌다. 지금은 유명 브랜드 커피점을 포함하여 다양한 커피점이 들어섰고 강릉항부터 북쪽 해안선을 따라 1㎞에 걸쳐 30여개의 커피전문점이 늘어서 있다. 그래서 안목은 '커피거리'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지금 안목(安木)과 남항진(南港津)은 솔바람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안목해변에서 싱싱한 회를 맛 본 후 해안가를 따라 산책을 즐긴다. 해변을 걷다보면 바다와 커피가 만나 우리에게 새로운 맛을 전해준다. 저녘 노을이 질 때면 안목과 남항진을 잇는 솔바람다리와 바다 야경이 빼놓을 수 없는 경치가 되고 있다.

<사진 설명 : 제1회 강릉커피축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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