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바로셀로나 홈페이지

강릉 시간으로 15일 새벽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가 재개되었다. 조별 리그에서 2위로 오른 팀들 홈에서 16강 1차전이 킥오프되었다. 벤피카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두 팀이 리스본의 에스타디오 라루즈에서 만났고, 파리 생제르망(이하 PSG)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자신의 홈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저격하고자 했다. 두 경기 모두 홈팀 승리로 종료되었다. 이변의 하루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세간의 일차적 관심은 PSG와 바르사 맞대결일 성싶다. 최근 몇 차례에 걸쳐 바르사에게 덜미를 잡히곤 했던 PSG였다. 14-15 시즌 8강 대진이 단적인 예였다. 그간 챔스 토너먼트에서 ‘극강의 모습’을 선보였던 바르사의 우위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뜻밖의 결과를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PSG가 승기를 장악하면서 ‘조심스런 이변’이 점쳐졌다. ‘바르사답지 않은 플레이’로 바르사는 압도당했다.

18분경 그림 같은 프리킥으로 선취골의 주인공이 된 앙헬 디마리아를 필두로 PSG는 시종일관 바르사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율리안 드락슬러가 40분 경 골을 추가하면서 승리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었다. 후반 들어서도 PSG의 기세는 누그러들 줄 몰랐다. 그 와중에 55분 경 디마리아는 자신의 ‘멀티 골’을 작렬시키면서 바르사의 심장에 쐐기를 박았다. 에딘손 카바니마저 72분 경 득점에 가담하면서 바르사의 골망에 융단 폭격했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커넥션에서 뚜렷한 명암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리오넬 메시가 그림자였다면 카바니와 디마리아는 파리의 밤을 환히 밝힌 빛이었다. 최고의 활약은 디마리아 몫이었지만 카바니 역시 자신에게 집중되던 비난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었다. 최근 리그에서 물오른 득점 감각을 여실히 드러내지만 ‘불쾌한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던 카바니였다. 그가 ‘비난의 도마’에 종종 오르내린 것은 명성에 비해 강팀에 약하거나 기회를 놓치기 일쑤였던 탓이 컸다.

각 대표 팀의 전술적인 비중 면에서나 명성이란 측면에서 디마리아와 카바니는 메시와 수아레스에 가리어진 ‘이인자’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런 그림자들의 반격은 색다른 하루를 만들었고 뜻밖의 결과를 낳았다.

바르사 문제가 다시금 제기될 법한 경기였기도 했다. 단순히 득점 차이만이 아니었다. 바르사에게는 경기 내용이나 매너 측면에서도 참혹 그 자체였다. 바르사 홈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지 구조적으로 조정될 만큼 장고의 시간이 요구되는 어떤 것인지 확인 가능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바르사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홈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PSG가 바르사를 희생양으로 삼아 8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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