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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참여하는 기본권 개헌으로 먹고사는 문제 해결해야

1987년 제9차 개헌으로 발효된 현행헌법은 내년이면 시행 30년을 맞이한다. 이러한 가운데 한 세대에 걸친 시대변화를 반영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점증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4년 연임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한 개헌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개헌은 국민이 참여하는 기본권 분야의 개헌이 절실하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교육비 부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가계의 연간 사교육비 부담은 20조원이 넘는다. 막대한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5060세대는 노후대비도 못한 채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절대다수 국민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법개정으로 사교육비에 대한 규제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40대 월급쟁이 가장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최저임금을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2016년2월 청년실업률은 12.5%로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가 헌법에 명시된 고용증진과 적정임금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개헌을 통해서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연간 일정규모 이상의 청년 신규고용을 의무화하고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차별금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임금 책정기준을 명시함으로써 일자리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

보수정권 10년 동안 후퇴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복원하고 선진국 수준의 인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 개헌도 이루어져야 한다. 신체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강화하고, 정보통신혁명과 뒤이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조응한 법체계 정비도 해야 한다. 극심한 양극화와 사회적 차별, 계층이동의 사다리 붕괴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권력구조 내지 정부형태 개헌과 관련해서는 해방이후 줄곧 시행해 온 대통령제에 우리 국민이 익숙해져 있으므로 대통령 임기를 4년에 1차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대통령제 내에서 권력을 질적으로 분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의회주권사상의 산물로서 현역의원들의 기득권만 강화시킬 수 있는 의원내각제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며 개헌동력은 급속히 상실될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 주장하는 이원집정부제는 민간 독재를 가능하게 할 수 있고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정이 불안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개헌보다 더 중요한 것은 헌법가치의 수호와 실현의지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근대입헌주의와 우리 헌법의 핵심이념인 국민주권, 민주공화국,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평등의 원칙,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개방적이고 중립적인 세계관, 사회 속에서 사회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도 자기 자신만의 개성과 인격적 독립성을 유지하는 헌법적 인간상 등 불변의 헌법적 가치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이를 실현하는 것이 개헌논의보다 더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단위에서 헌법교육이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서 헌법교육이 전무한 상황이다. 헌법교육을 통해서 주권의식과 국가 정치공동체에 대한 참여의식을 고취함으로서 건강한 민주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논의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개헌에는 세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주권자인 국민이 개헌논의에 주역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정치적 기득권을 고착시키거나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권력구조 개헌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힘들다. 셋째, 개헌은 졸속으로 흘러서는 안되며 충분한 시간과 사회적 논의과정을 거쳐서 개헌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처음헌법연구소장 조 유 진

 

홍준일 기자  gnhong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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